나탈리 포트만 주연의 <블랙 스완>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탁월한 심리묘사와 연기로 2010년 아카데미 여주 주연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라는 경제학자의 <블랙 스완>도 꽤나 유명합니다. 과거의 경험으로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은 항상 존재하고, 예상할 수 있는 위기에 늘 대비해야 한다는 이론이죠. 나심 탈레브는 2007년에 발간한 <블랙스완>으로 2008년 미국 경제위기를 예측한 것으로 더욱 유명해 졌습니다.
오늘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안티프래질 Antifragile> 이라는 두 번째 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었을 때가 생각이 납니다. 2016년 초로 기억하는데, 다니고 있던 회사가 경영상의 이유로 M&A가 임박했던 시절이었고, 그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프래질 (fragile)은 말 그대로 안정적이고, 규칙적이며, 확실한 단단함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에게 평온암과 만족감을 주고 앞으로 다 잘 될거라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게 합니다. 하지만 프래질은 외부의 충격에 깨지기 쉬운 특성을 가집니다. 안정을 추구하다보니 예측할 수 없는 스트레스에 민감해 질 수 밖에 없는 거죠.
반면 안티프래질 (Antifragile)은 프래질한 속성의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혼란스럽고, 불규칙하며, 늘상 스트레스에 휩싸여 불안합니다. 하지만 이런 스트레스로 인해서 안티프래질한 속성은 훨씬 부드럽고 물렁합니다. 스폰지를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서 외부의 어떤 스트레스에 대해 흔들리기는 하지만, 절대 깨지지 않습니다. 무너지지 않습니다. 이게 안티프래질 이라는 특성입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세상은 어떤 곳 일까요? 사람들의 생각과 입장에 따라서 세상은 다르게 정의될 겁니다. 하지만, 누구나 인정하는 단 하나의 진리가 있다면 그것은 세상은 항상 변화하고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이죠. 오늘의 안정과 평화는 사실 너무도 깨지기 쉬운 위험한 상태임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경제가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금리는 오를대로 올랐고, 환율을 IMF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의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없고, 더욱이 남북의 대치 상황은 우리의 안위마저 어쩌면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런 상황에 노출되면서 우리는 점점 안티프래질하게 됩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 실수와 실패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야 말로 자신을 더욱 강건하게 만들어 줄 기회입니다.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됩니다. 나심 탈레브는 바로 이 점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는 믿을 수 있는 것은 자신 뿐입니다. 충격이 있을 수록 더 강해질 자신의 가치를 신뢰해야 합니다. 근육이 찢어지는 고통을 견뎌내는 과정 후에야 근육이 강화되는 원리는 안티프래질의 핵심적인 속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