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스튜디오엔 그림이 한 점 있습니다. <오픈갤러리> 라고 하는 그림 대여 플랫폼을 통해서 분기에 한번 새로운 작품으로 바꾸어 다는데, 지난 8월부터 함께한 그림은 한예은 작가의 <break out of cloud> 라는 작품입니다. 상쾌한 파란색과 하얀 구름이 너무 마음에 들어 선택했던 그림이죠.
이제 11월 초면 우리 스튜디오를 떠날 작품이라 조금 아쉬운 마음에 작품을 바라보고 있는데, 문득 이 그림 속에 숨겨져 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일단 먼저 왜 작품의 제목이 <break out of cloud> 일까를 생각하다가 자세히 보니, 나무잎 사이로 구름이 감겨져 있는 모습이 눈에 띄더라구요. 여러분, 보이시나요?
3개월이나 같이 있으면서, 이걸 발견을 못했다니요. 구름이 잎사귀 사이사이로 흩어 지나갑니다. 멀리 떠 있는 구름이 사실 잎사귀 속에서 하나가 됩니다. 물고기 때가 말미잘 사이를 왔다갔다 하듯이 구름이 살랑거리며 나뭇잎의 애간장을 녹입니다.
그러고 보니, 구름 속에 새로운 모습들도 눈에 보입니다.
여러분도 보이시나요?
제가 발견한 모습들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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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물고기, 그리고 고래가 보이던데 말이죠~
그림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보낼 때가 되니, 이제야 이 친구를 조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세상 일이란 늘 그런 셈입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하게 되나 봅니다.
"안녕 ~ 잘가라, 구름, 강아지, 물고기, 그리고 고래야~ 그동안 알아채지 못해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