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는 제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 중 한명입니다.
<노르웨이의 숲> <해변의 카프카> <1Q84> <기사단장 죽이기> 등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동양의 소설가이기도 하고, 매년 노벨 문학상의 단골 후보로 언급되기도 하는 대작가이죠. 하지만 저는 그의 소설보다 에세이를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가 남긴 에세이집은 몇 편 없지만, 그 중에서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힘들고 지칠 때, 이 책을 읽은 것 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습니다.
소설가라는 직업이 사실 굉장히 고되고 힘든 직업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창작의 고통은 작가의 수명을 엄청나게 단축시킬만큼 옥죄어 오는 스트레스라고 하죠. 이런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한데,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기라는 행위를 통해 삶의 밸런스와 소설가로서 작가로서 생존의 기운을 얻을 수 있었다고 이 책에서 담담히 이야기 합니다.
마라톤은 너무나도 힘겨운 경기입니다. 자기자신과의 싸움이며 혼자만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고독의 운동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달리기라는 행동을 통해서 작가는 소설을 계속 쓸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꾸준히 해내는 것에 대한 리듬감과 업을 이어나가기 위한 최소한 체력을 달리기를 통해 획득해 내는데, 이것이 죽을 때까지 현업으로 살아내기 위한 그만의 방편인 셈입니다.
달리다 보면 멈추고 싶은 순간이 끊임없이 자신을 유혹한다고 합니다.
인간이기에 그런 고통에 무릎꿇는 경우도 많다고 하고, 실패로 주저 않는 일도 허다하다 합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조금씩 조금씩 참으며 끝까지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것 📌
잠시 쉬어 걸을 수도 있고, 멈춰 서서 호흡을 가다듬을 수는 있지만 달리기를 멈추지는 않는 것 📌
달리기라는 행위를 포기하지 않는 것 📌
그것이 어쩌면 가장 당연한 업에 대한 태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책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묘비에 새겨질 글귀를 아래와 같이 얘기를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