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작년 이 맘 때는 어땠을까 생각이 들더라구요. 들춰보니 작년 1월 12일 뉴스레터가 눈에 띄였습니다. 제목은 <가장 우울한 새해 계획 이야기>
올라간 콜레스테롤 수치와 목디스크 재발 등으로 몸 상태가 좋지 못했나 봅니다. 그래서 건강을 잘 챙기는 한해가 되어보자 이번에는 달라져야지 하는 다짐으로 꼭꼭 써 내려간 글 이더군요. 그런데 꼭 1년이 지난 지금의 제 상황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콜레스테롤 수치는 결국 내려오지 않았고, 혈압약과 함께 콜레스테롤 관련 약을 매일 복용하고 있습니다. 목디스크는 조금 좋아질 듯 하더니 최근에 다시 안좋아졌습니다. 매일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조금만 무리하면 팔이 저릿저릿 힘겹습니다. 한 살을 더 먹으면서 주름은 더 늘어난 것 같고, 어차피 포기한 새치는 더 많아졌습니다. (이런 새치가 더 멋지다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100% 진심은 아닐 것입니다.)
새해의 계획을 1년동안 잘 지켜 성공시키는 확률이 8% 정도라는 조사 결과를 어디선가 본 듯합니다. 10%도 안되는 확률이니 제가 그 안에 들어가지 못했다 한들 그리 큰 잘못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새해의 계획은 늘 이렇게 무너지기 일쑤입니다.
올해도 몇 가지의 새해 계획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어쩌면 결국엔 새해의 계획들을 끝까지 지켜낼 수는 없을 가능성이 꽤나 높습니다. 언제나 처럼 말이죠. 그런데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지켜지지 않을 약속들을 부여잡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분투할 것입니다.
다만 결과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러다보면 어떤 내성 같은 것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스며 들어서 진짜로 어제보다는 조금 더 괜찮아진 내가 되어가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