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안철준 촌장의 <수요레터> 입니다 👀 IT, 테크, 트렌드를 이야기합니다. 수요일의 테크엔돌핀 💊
매주 수요일 아침에 발행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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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해상도
흥미로운 책을 발견했습니다. 보통 해상도라고 하면, TV나 모니터, 스마트폰 화면이 얼마나 촘촘하고 선명한 지를 설명하는 단어잖아요? 그런데 <인생의 해상도>라는 게 대체 어떤 의미일까, 해상도가 높은 인생이란 어떤 삶을 얘기하는 걸까 궁금해졌습니다.
<인생의 해상도>의 작가인 유병욱은 TBWA Korea의 광고 디렉터이자 카피라이터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 <책은 도끼다>의 박웅현 역시 TBWA 출신입니다. 이 회사, 글쓰기 실력으로 사람을 뽑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할 만큼 문장력들이 맛갈집니다. 카피라이터가 그냥 만들어지는 타이틀은 아닌가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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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책 제목 때문에 바로 다운로드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며칠 전에 e북 리더기를 하나 장만했거든요. 왜 진작에 사지 않았나 싶을 만큼 매력적이고 유용합니다. 빠릿함은 스마트폰을 절대 따라갈 수 없지만, 오롯이 책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과 책 읽기에 최적화된 e 잉크의 선명함은 너무 좋네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e북 리더기 리뷰도 한번 해볼까 해요.
<인생의 해상도>는 제목만 그럴싸한 책이 아닙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찌들어 있던 제 머리와 가슴을 쿵 하고 때릴 만큼 신선한 이야기들도 가득했어요. 책은 6가지 화두의 챕터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센서, 관점, 겹, 음미, 창조, 매일 이렇게 6개의 이야기들인데요. 모두 다 흥미롭지만, 특히 앞의 센서와 관점 부분은 이 책의 엑기스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수요 레터>에서는 이 두 가지 이야기에 대해서만 정리해 볼까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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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도 높은 인생은 무엇인가?
먼저 해상도 높은 인생이 무엇인가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봐야죠. 작가가 생각하는 해상도 높은 삶은 이렇습니다.
“남들과 같은 세상을 살지만, 더 선명하게 경험하고 풍부하게 음미하는 삶”
생각해 보면 누구나 사는 게 비슷하지 않나요? 큰 차이 없는 똑같은 일상의 연속이 인생이 아닌가 란 생각도 들고. 인생 뭐 대단해? 그저 좀 시시해 보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밋밋하고 비슷한 세상살이 속에서 그래도 뭔가 약간은 다르고 조금은 더 풍성하고 새로운 것들이 일상에 촘촘하게 박혀 있는 그런 삶. 다 같아 보이지만 그 속에 숨겨진 섬세한 차이를 발견해 내는 기쁨으로 충만한 삶. 이런 소소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만큼의 여유는 있는 삶. 이런 삶이 ‘해상도 높은 삶’ 이지 않을까 작가는 제안하고 있습니다.
법정 스님도 이렇게 설파하신 바가 있습니다.
“인간의 목표는 풍요롭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문장이네요. 그렇다면 인생의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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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의 감도
먼저 센서입니다. 센서는 감각입니다. 우리에겐 오감이라고 하는 감각기관들이 있죠. 세상의 다양한 신호들을 오감으로 받아들여 사물과 상황을 인식하게 됩니다. 이런 감각을 담당하는 부분이 센서입니다. 센서의 민감도가 높을수록 다른 사람이 발견하지 못하는 미묘한 신호들을 찾아낼 수 있죠. 개의 후각은 사람보다 1만 배에서 최대 10만 배나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람은 전체 뇌의 0.3%만을 후각에 사용하지만 개는 5% 이상을 후각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고 하죠. 1만 배까지는 아니더라도 단 2배 만이라도 더 민감한 후각을 가지게 된다면 음식의 풍미를 얼마나 더 풍성하게 느끼게 될까요? 후각뿐 아니라 세상을 받아들이는 감각들을 높여야 합니다. 민감한 센서를 장착한 사람이 법정 스님이 말씀하신 '풍성하게 존재하는' 인생을 살 수 있고, 더 선명한 해상도의 인생의 기회를 얻게 됩니다.
사실 세상은 다 그만그만해 보입니다. 맛있다는 냉면을 먹어도 다 비슷한 맛인 것 같고요. 좋은 음악을 들어도 마음에 잘 와닿지 않습니다. 센서가 무뎌진 겁니다. 그 섬세한 차이를 알아채지 못하게 되는 거죠. 센서의 민감도는 디테일에 있습니다. 박웅현 작가도 ‘그 안에 우주가 있다’고 후배 유병욱에게 조언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세계 안에도, 들여다보면 우리가 미처 구분해 내지 못한 수많은 디테일들이 있습니다”
내가 아는 만큼 세상은 더 풍성해지고, 남들은 보지 못하는 세세한 디테일들을 구분하며 자신만의 기쁨을 맛보는 것이 해상도 높은 일상을 살아내는 힘일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에 가장 딱 맞는 조언이 있습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에서 유홍준 교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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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가 좋은 사람은 감탄을 잘 하는 사람이라는 말도 일리가 있어 보이지 않나요?
어린아이들의 눈은 호기심으로 늘 총총합니다. 세상이 다 신기합니다. 그러니 작은 일에도 감탄합니다. ‘와, 이게 뭐야?’ ‘이거 정말 재밌다.’ 연신 감탄사를 쏟아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4K 해상도의 인생을 맘껏 누리는 존재들입니다. 우리 역시 그런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세상의 여러 풍파에 찌들다 보니, 우리는 더 이상 세상이 신기하지 않습니다.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뭐 다 그렇습니다. 시큰둥하게 세상을 이해하니 감탄한 일이 거의 없습니다. 나이를 들어서도 감탄할 수 있는 태도를 가지는 것은 그만큼 인생이 풍부해진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문득 제 어머니가 생각나네요. 어머닌 감탄을 잘하시는 분이십니다. 여행을 가던 음식을 먹던 와 멋진다, 맛있다. 신기하다 라면 항상 놀라워하십니다. 예전엔 뭐 그리 호들갑이신가 싶기도 했는데, 이제야 돌이켜 보면 어머닌 참 해상도가 높으신 분이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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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관점
이제 두 번째 이야기로 넘어갈 볼까요? 바로 관점입니다. 관점이 해상도 높은 삶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그건 시대의 상황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금의 세상은 정보가 넘쳐납니다. 좋은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끝도 없이 펼쳐진 가능성들과 기회들 앞에서 우리는 선택의 고민에 빠집니다. 좋은 것들이 과잉 공급되는데, 그중에서 무엇이 나한테 더 가치 있고 중요할까 란 선택의 개미지옥에 빠져 버린 스스로를 발견하곤 하지 않나요? 선택의 폭이 좁으면 오히려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선택은 축복이 아니라 오히려 고통이 되어버린 건가 싶기도 하죠. 그래서 관점이 필요합니다. 선택의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올 무기는 자신만의 유용한 가치를 발견하고 골라낼 수 있는 심미안입니다. 유병욱은 이렇게 말합니다.
“시간은 한정 되어 있고 좋은 것들은 과잉 공급 되니 필요한 건 무엇일까 바로 ‘선택’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게 관점이죠”
그래서 ‘센서가 잘 찾아내는 감각이라면 ‘관점’은 잘 골라내고 자신만의 각도로 들여다보는 기준’ 이라고 유병욱은 말합니다. 자신만의 취향을 발견하고 그 섬세함을 찾아내고 작은 기쁨들로 인생을 채워가려면 수많은 멋진 것들 중에서도 자신만의 선호를 선택해 내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관점’입니다. 그러니 관점은 해상도 높은 인생을 그려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도구일 테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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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관점을 만들어갈 때 주의해야 할 사항들도 있어요.
첫째, 관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지 않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켜켜이 쌓이고 무너지고를 반복하며 결국 자신도 모르는 사이 모양을 잡아가는 것이 관점입니다. 관점은 절대 쉽게 생기지 않습니다. 숱한 시행착오와 오랜 세월의 고민 끝에야 자신의 관점이라는 걸 가질 수 있습니다.
둘째, 스스로 반드시 개입해야 합니다. 요즘처럼 정보가 과다하게 넘쳐날 때에는 이게 진리라고 주장하는 숱한 주장들이 득세하기 마련입니다. 다들 각자의 논리가 있고 입장들이 있죠. 그게 다 나름의 관점들입니다. 그래서 자칫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닌 남들이 만든 관점을 자신의 것으로 가져와서 원래 자기 것인 양 포장해 버리기 쉽습니다. 관점은 쉽게 만들어질 수 없다고 말씀드렸죠. 이렇게 손쉽게 얻은 관점은 소화불량으로 이어집니다. 어떻게든 내 입으로 꼭꼭 씹어내야 내 몸의 영양분이 되는 법입니다.
셋째, 관점은 자칫 아집으로 변질될 우려가 높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편협해 지는 사람이 있고 더 지혜로워 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이런 사례들을 찾아내기란 어렵지 않죠. 오랜 세월 삶을 견뎌내 왔다는 것은 좋던 싫던 의도하던 하지 않았든 간에 자신만의 무언가가 속에서 만들어지게 마련입니다. 연륜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그것은 따스한 모닥불처럼 주변을 따스하게 만드는 지혜가 되기도 하지만, 주변을 불편하게 하거나 아집 속에 갇혀 있는 독불장군의 그림자가 되기도 하죠. 사실 관점과 아집은 백지장 하나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지혜롭게 나이 들고 싶어 해요. 그러기 위해선 항상 스스로를 객관화하고 돌아봐야 합니다. 내 생각이 고집인가 관점인가를 끊임없이 살펴봐야 합니다. 나만의 것이되 항상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를 허락하는 태도도 옳은 관점의 자세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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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바쁜 일상 속에서 일에 파묻혀 몇 달을 보냈습니다. 주변을 돌아볼 새 없이 앞만 보며 달렸습니다. 그래서 생각했던 것보다 나쁘지 않은 성과를 올리기도 했지만, 여러모로 지쳤다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습니다. 인생의 재미나 기쁨 같은 건 스스로에게 과분한 호사라고 믿었나 봅니다. 스스로 참 각박해졌다 느끼게 되네요. 유병욱의 비유를 빌리자면, SD급 해상도의 인생이 되어버렸다고나 할까요?
<인생의 해상도>를 읽으며 4K는 안되더라도 HD 급 정도로는 삶의 해상도를 높여야겠다 생각하게 됩니다. 자신만의 취향을 찾아가면서 작은 디테일 속에 숨어있는 가치를 발견해 내는 기쁨들로 하루의 시간의 틈새 틈새 끼워 넣을 수 있는 여유를 누려봐야겠다 다짐을 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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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그런 해상도를 가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촌장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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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AI 테스트의 한계, 이제는 게임으로 AGI 테스트한다
- 인공일반지능(AGI)을 평가하기 위해 기존의 무상태 벤치마크를 넘어서는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ARC 프라이즈는 상호작용 기반의 AGI 테스트 ‘ARC-AGI-3’를 곧 공개할 예정이며, 이는 기존과 달리 비디오 게임을 통해 AI의 일반화 능력을 측정하도록 설계됐다.
- ARC-AGI는 인간은 쉽게 이해하지만 AI는 어려운 문제를 통해 AI의 지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o3 모델은 이전 대비 큰 진전을 보였다고 했다.
- 새로운 버전은 계획 수립, 실행, 환경 적응 등을 요구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까지 어떤 AI도 초기 레벨조차 클리어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 인간처럼 소수의 예시만으로도 기술을 일반화할 수 있는지 테스트할 계획이라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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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노트북LM을 지식 탐색 플랫폼으로 확장 중
- 구글이 노트북LM을 지식 탐색의 허브로 확장하고, 전문가와 미디어가 참여한 ‘추천 노트북 컬렉션’을 공개했다.
- 이번 컬렉션은 건강, 여행, 금융, 문학 등 다양한 주제를 포함하며, 사용자는 원문 열람, 질문, 주제 탐색, 출처 기반 답변 등 인터랙티브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 오디오 개요와 마인드 맵 기능도 추가돼 정보의 시청각적 탐색을 지원한다.
- 에릭 토폴, 아서 C. 브룩스, 옥스포드대 등 저명한 전문가의 콘텐츠가 포함됐으며, 앞으로 파트너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해당 기능은 데스크톱에서 바로 사용 가능하다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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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SW 취약점 자동 패치 시스템 ‘C-Clean’ 도입
- 정부가 SW 보안 취약점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자동 패치 서비스 ‘C-Clean’을 내년 1분기부터 시작한다.
- C-Clean은 스마트폰, 노트북, PC에 설치된 취약한 SW를 진단·삭제하고, 사용자 동의를 받아 최신 패치를 자동으로 적용하는 시스템이다.
- KISA가 SW개발사에서 패치를 받아 백신사에 전달하고, 백신사는 이를 사용자 디바이스에 적용하는 협력 체계가 구성된다.
- 이번 서비스는 2023년 매직라인 패치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기획됐으며, 우선 고위험 취약점을 대상으로 시작해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 현재 백신사들과 협력 방식을 논의 중이라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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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핵심 인재 전쟁 승리를 위한 4단계 퀘스트 도장깨기 (워크데이 유성균 컨설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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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숏츠 후킹 3가지 Tip (마케팅컴퍼니엔 노준영 대표) |
취약점 위험 관리 5단계 전략 (테너블코리아 이준희 상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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