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분야가 업무 효율에 대한 겁니다. 혼자서 많은 일들을 처리해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떻게든 일과 시간을 쪼개서 최대한 효율성 있게 일을 하려 노력합니다. 최근에는 여러 업무들을 5분 단위, 10분 단위, 30분 단위로 나눠서 일의 분량과 중요성에 따라 진행할 수 있는 나름의 프로세스를 만들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2~3분짜리로도 업무롤 세분화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과정이 익숙해지면 정말로 꽤나 많은 일들을 짧은 시간에 해낼 수 있습니다. 업무 효율의 극대화를 이뤄냈다고나 할가요? 진짜로 하루 동안 처리한 일들의 목록을 보면 스스로도 놀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런 효율성을 추구하며 실제 실천하는 게 만만치는 않습니다. 의지력도 필요하지만, 스스로를 마이크로 콘트롤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료된 수많은 체크리스트들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뿌듯한 기분이 들게 마련입니다. 그래 오늘 이렇게 많은 일들을 해냈구나. 대단하다. 스스로 이렇게 대견스러워 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뭔가 좀 잘못되어 간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성과가 예전같지 않다는 느낌이 드는 겁니다. 많은 일들을 처리하고 있는데, 뭔가 모를 허망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할까요? 답답한 뭔가가 올라오는 겁니다. 명확히 그게 뭔지는 알기 어려웠어요. 수많은 ToDo List를 챙겨가면서 처리해 나가고 있는데, 어디서부터인가 막혀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효율도 예전같지 않은 시간들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지? 시간 배분이 잘못 되었나? 우선 순위의 문제인가? 목표가 명확하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되나?
이런 고민으로 일상의 권태기에 빠져 있는 가운데, 슈테판 츠바이크의 <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를 읽게 되었습니다. 책 속에 츠바이크와 로댕의 만남의 일화가 소개되어 있는데요. 일을 한다는 행위에 대한 아주 비밀스러운 열쇠가 숨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