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RED 관련 기사. 저 USB에 7002개의 비트코인 암호가 들어있다. <이미지 출처>
암호가 생각이 안나!
샌프란시코에 거주하는 스테판 토마스라고 알려진 인물은 2011년 초에 “비트코인이란 무엇인가?”란 비디오를 제작하고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꽤 많이 받았다고 알려졌습니다. 당시는 비트코인의 가치가 1달러 미만이었던 시절이었죠. 그 중에서 7002개 비트코인 지갑의 복사본의 암호를 잃어버린 겁니다. 금액으로 환산하자면 현 시세로 무려 3200억원이 넘는 금액이 날아갈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인 겁니다.
3255억원이 든 통장의 비번을 잃어버려 찾을 수 없다면, 대체 어떤 기분일까? (이미지 출처)
스테판 토마스는 인터뷰를 통해서 이미 8번의 시도를 했고, 이제 남은 횟수는 2번 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정말 후덜덜한 상황이지 않습니까? 앞으로 2번 더 실수하면 3255억원이 날아가는 겁니다.) 스테판 토마스는 비트코인 암호가 2011년에 제조된 IronKey 라는 USB 보안장치에 저장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이 장치는 FIPS-140-2 레벨 3 인증은 받은 제품으로 군사 정보기관에서 사용할 수준의 장치라 해킹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곤 10년도 더 넘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IronKey USB. 군사 정보 기관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보안 인증 제품이다. 이런 보안기기에 암호가 저장되어 있으니 해킹도 거의 불가능하다.
190조 시장을 위해 해킹 회사를 설립하다
톰 스미스라는 해커와 동료들은 2021년에 Unciphered 라는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회사의 목표는 암호를 잃어버려 오랫동안 포기한 암호화폐나 자금에 대한 잠금장치를 해킹하는 것이었습니다.한 암호화폐 추적회사에 의하면 비트코인을 포함하여 암호를 잃어버려 찾지 못하는 가상화폐의 금액이 무려 1,4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원화로는 190조원입니다. 정말 어마어마하죠.
Unciphered 멤버들. 암호를 잃어버린 가상화폐 주인들에게 희망을 주려고 창설했다. <이미지 출처>
2023년 초, Unciphered의 창업자들은 스테판 토마스의 IronKey USB를 해킹할 수 있는 힌트를 발견했다고 얘기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토마스의 USB를 해킹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약 10명의 직원과 외부 컨설턴트로 구성된 그룹을 구성하게 되는데, 이들 중 몇몇은 국가 안보국(National Security Agency)이나 관련된 정부 기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이들이었습니다. ‘에베레스트’라고 불리는 프로젝트의 시작이었죠. 시작한 지 8개월만에 그들은 IronKey의 암호를 해독하는데 성공했다고 주장합니다.
USB를 역으로 분석해 나가는 리버스 엔지니어링 방식으로 접근해 취약한 부분을 찾아 해킹을 시도했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실제로 이들은 단 하루만에 동일한 USB에 저장한 암호를 풀어내는 걸 기자에게 증명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해킹과 관련된 세부 사항은 비밀로 부치고 있는데요, 그들은 이런 정보를 공개하기엔 너무 위험하다고 주장합니다. 아무튼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Unciphered는 스테판 토마스에게 연락을 취합니다. 드디어 당신의 돈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는 놀라운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 말이죠.
그런데,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졌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정작 USB 소유자인 스테판 토마스가 Unciphered의 제안을 거절한 겁니다. 자신은 이미 다른 전문가들과 계약을 통해 협력하고 있으며 새로운 사람과 협상할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금고를 열 수 있는 열쇠를 가져다 줬는데, 필요없다고 한다. 이런 황당한 경우가..
Unciphered 책임자들은 너무 당황했습니다. 아니, 3200억원이 넘는 돈을 찾아준다는 데 이걸 거절한다니 말도 안되는 상황이 발생한 겁니다. 어쨋거나 Unciphered는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스테판 토마스가 자신들과 계약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작 스테판 토마스는 이들의 요청에 아직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스테판 토마스는 이 돈이 필요없을 만큼 부자이거나, 아니면 USB에 대한 관한 얘기가 어쩌면 가짜였을 추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Unciphered 의 고위임원은 이런 예상치 못한 상황에 솔직히 무척 당황스럽긴 하지만 스테판 토마스 말고도 암호를 잃어버려 찾지못하고 있는 암호화폐는 엄청나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들에겐 또 다른 기회들이 널렸다고 믿고 있죠.
가상화폐를 찾지 못하는 160조원의 시장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아주 흥미롭지만 사실 코인하나 없는 저에겐 먼나라 이야기일 뿐입니다. AI에 밀려 블록체인에 대한 소식이 뜸해지긴 했지만 앞으로 또다른 기회로 붐이 일어나길 기대해 보면 관련된 소식들도 업데이트 하도록 할께요.